역사라는 마술 ― 중공이 쓰는 시선 분산의 속임수
중공의 역사 서사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존재한 적이 없다. 오히려 진실을 잊게 만들기 위해 존재했다.
그 서사 구조는 마술 공연과 똑같다. 관객의 시선은 끊임없이 움직임과 조명, 연기에 끌리지만, 무대 뒤에서 어떻게 짜여 있는지는 끝내 보지 못한다.
마술사의 손이 빠를수록 속임수는 들키기 어렵다. 중공의 역사 이야기 역시 그렇다. 끊임없이 새 구호, 새 투쟁, 새 기념일, 새 거대 서사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의 주의를 표면의 몸짓에 묶어둔다. 모두가 그 손짓만 따라다니고, 무대 아래의 진짜 장치는 보지 못한다.
항일의 마술
중공은 “항일을 이끈 것은 우리다”라고 말하며 기념일을 만들고, 영화와 열병식을 연다. 그러나 진짜 장치는 무엇인가. 바로 소련과 독일이 맺은 비밀협정, 그리고 전면전에서 주력으로 소모된 국민당 군대다. 전쟁 동안 중공은 주변부에 머물렀지만, 전후의 서사 통제 덕분에 자신들을 “유일한 영웅”으로 포장했다.
1937년부터 1945년까지 정면전의 주력은 국민당 군대였다. 송호회전, 난징 방어전, 우한회전, 장사전 등 결정적인 대회전은 모두 국군이 맡았다. 중공군은 주로 적 후방에서 유격전을 펼쳤으나 규모와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중공은 교육‧선전‧역사 서술을 장악해 자신을 “항일의 중추”로 바꿔놓았다. 이 내러티브 전환의 성공이야말로 마술의 본질이다. 관객에게 사실이 아닌, 공연자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게 만드는 능력이다.
민족 통일의 마술
중공은 끊임없이 “오천 년 대일통”을 강조해 사람들로 하여금 허구적 연속성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실제 장치는 이렇다. 만주·신장·티베트는 본래 하나가 아니라, 제국의 팽창과 식민의 결과였다는 것이다. 중공은 꾸며낸 민족 신화를 이용해 자기 식민 통치를 가린다.
역사 속 중국은 분열이 더 많았다. 춘추전국, 위진남북조, 오대십국, 송‧요‧금의 대립이 오히려 일상적이었다. “통일”은 대개 군사 정복을 통해 이뤄졌으며, 근대적 민족국가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의 신장, 티베트, 내몽골 등 지역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중원 정권과 분리되어 있었고, 언어·문화·종교 전통이 완전히 달랐다. 이런 지역을 “중화민족” 안에 편입하는 것 자체가 근대 정치의 산물이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소련 관계의 마술
중공은 “자주”를 내세우며 “중소분열”이 의존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짜 장치는 이것이다. 창당 자체가 소련의 첩보기획이었고, 수입된 대리혁명이었다는 사실. 이후 미국으로 기울어간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의존일 뿐이다.
1921년 중공 창당은 공산국제로부터 직접 자금과 인력을 지원받았다. 천두슈·리다자오 같은 초기 지도자들은 모두 소련과 긴밀했다. 보로딘·마린 등 소련 고문들은 조직 구성과 전략 수립에 직접 관여했다.
소위 “중소분열” 시기에도 양측의 갈등은 근본적이라기보다 전술적이었다. 이념 면에서 양측은 상당히 일치했고, 갈등은 국제 공산주의 운동의 주도권을 둘러싼 것이었다.
1970년대 미국과의 접촉 역시 현실주의적 계산의 산물이었다. 소련 의존에서 미국과의 제휴로 갈아탄 것일 뿐, “자주”의 증거라기보다는 실용 외교의 선택이었다.
마술의 본질
무대의 연기를 걷어내고 마술사의 손을 붙잡으면, 진실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다.
중공이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사의 필연”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을 돌려 공연을 곧 역사라고 믿게 만든 데 있다.
이러한 서사 전략의 핵심은 폐쇄된 해석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 체계 안에서는 모든 사건이 특정 의미를 부여받고, 모든 모순이 정당화되며, 모든 의문이 주변부로 밀려난다. 사람들은 이 틀 안에서만 생각하게 되고, 그 틀 자체의 타당성을 의심하지 않게 된다.
환상을 꿰뚫어 본 뒤
환상이 벗겨지면 모든 것은 복잡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권력은 권력이고, 식민은 식민이며, 배신은 배신이다.
신비로운 필연도, 복잡한 이론 체계도 필요 없다.
이토록 간단하다.
역사는 마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진실은 포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가 마술사의 손짓을 쫓는 일을 멈추고 스스로 관찰하기 시작하면, 겉보기엔 복잡해 보였던 역사적 안개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서일 것이다. 언어를 통제하는 자들은 끊임없이 새 공연과 새 연기, 새 제스처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멈춰 서서 조용히 바라보는 순간, 진실은 대개 놀라울 만큼 단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