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asia.ai · 범아시아주의의 미완의 땅

We Will be Back —— 범아시아주의는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다시 시작된다

한 중국인과의 이야기 01|자본만 욕하면서 권력 편을 드는 겁쟁이 중국인

"권력 쥔 사람은 따지지 못하면서, 따지는 사람은 떼로 몰아붙인다. 그게 나쁜 편을 드는 짓이다."

글쓴이 / 질문한 사람: Brennan Ruskell

이야기를 한 사람: 천, 마흔 몇 살

브레넌: 어떤 사람들은 자본을 욕하면서, 사실은 권력 편을 든다고 하셨잖아요. 무슨 뜻이에요?

천: 그 샤오펀홍들 봐. 평소에는 공산당이 모든 걸 이끈대. 일이 터지면 또 자본이 모든 걸 틀어쥐었대. 그래서 묻고 싶어. 공산당은 도대체 뭘 이끈 거야. 좋은 일만 이끌고, 나쁜 일은 사장 몇이 당 몰래 한 거냐. 자본이 세다고 하잖아. 네가 뭘 봐도 되는지, 뭘 말해도 되는지, 노조를 만들어도 되는지까지 자본이 정하냐. 이런 걸 누가 정하는지는 안 물어. 정작 정하는 사람한테, 매일 나와서 바로잡아 달라고 빌지.

브레넌: 그래도 그 사람은 진짜 사장한테 쥐어짜이고 있잖아요. 사장을 욕하는 게 뭐가 문제예요?

천: 사장이 월급을 안 주면 당연히 욕해야지. 그런데 월급을 못 돌려받으면, 이어서 물어야 해. 법에는 너를 지킨다고 써 있는데, 지켜 줘야 할 때는 왜 아무도 안 나서. 돈 내고 산 집이 끝까지 안 지어지는 것도 같아. 땅 팔 때는 사람이 있어. 돈 빌려 줄 때도 사람이 있어. 돈 받을 때는 서류도 다 갖춰져 있어. 집 넘겨 줄 때가 되면, 갑자기 너랑 그 집 판 회사만 남아. 다른 사람들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냐고 물으면, 방금까지 너 대신 자본을 욕하던 샤오펀홍이 바로 말려. 소란 피우지 마, 사회 안정을 해친대. 저 인간이 도대체 어느 편이야?

브레넌: 그 사람들은 자본 뒤에 또 누가 있는지, 아예 모르는 거예요?

천: 모르는 놈도 있어. 그런데 내가 아는 몇은, 속으로는 누구보다 잘 알아. 어느 사장이 어느 권력자의 앞잡이인지, 어느 사업이 어느 집안 사람이 하는 건지, 말하면 줄줄 나와. 왜 인터넷에는 그렇게 안 쓰냐고 하면, 나를 바보로 보냐, 그래. 그런데 남이 진짜 말하면, 또 달려가서 욕해. 헛소문이다, 나라 밖에서 돈을 받았다, 하고. 봐. 이럴 때는 또 일을 안 무서워해. 누구 편에 붙어서 욕하면 제일 안전한지 아니까.

브레넌: 그래서 이건 이미 겁만 내는 수준이 아니다, 이 말씀이세요?

천: 겁나는 놈은 말 안 해도 돼. 나도 누구한테 제 살림을 걸고 나서라고 할 자격은 없어. 그런데 권력 쥔 사람은 못 따지고, 그 사람들 편에 붙어서, 책임을 묻는 사람을 떼로 몰아붙이면, 그게 나쁜 편을 드는 거야. 사람이 밀린 월급 받으러 가면, 나라에 민폐 끼친대. 사람이 돈이 어디로 갔냐고 물으면, 먼저 무슨 속셈이냐고 물어. 한 푼도 대신 받아 주지 않았으면서, 돈 안 준 놈 대신 피해자부터 심문해.

브레넌: 그러면 자본을 욕해서, 도대체 뭘 얻으려는 거예요?

천: 어떤 놈은 공산당한테 보여 주고 싶은 거야. 내 살림은 안 좋아. 그래도 너한테는 불만이 없다.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 나는 안다. 네가 찍어 준 적은 하나도 안 빠뜨렸다. 자본도, 미국도, 일본도, 너를 대신해서 욕할 수 있어. 욕하고 나면, 위에서 저 사람은 눈치가 있다 하고, 조금 챙겨 주면 제일 좋지. 보통 사람한테 관리를 묶을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자고 하면, 그건 또 싫대. 자기도 언젠가 관리가 되고 싶으니까. 지금 권력을 묶어 버리면, 나중에 어디 가서 공짜로 이득을 챙기냐.

브레넌: 왜 이런 생각을 공무원 되는 시험이랑 연결하세요?

천: 본인들이 그렇게 말해. 붙으면 이제 자본한테 괄시 안 받아도 된대. 대우는 보장되고, 볼일 보는 것도 쉬워진대. 밖에 있는 사람들은 어떡하냐고 물으면, 그럼 너도 시험 봐, 그래. 들어 봐.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이 다르게 대접받는 걸, 모르는 게 아니야. 그 다름이, 자기가 죽어라 안으로 비집고 들어갈 이유라고 생각해. 다들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자기가 고생해서 붙은 혜택을 네가 나눠 갖는다고 느껴.

브레넌: 그런데 본인도 그 불공정 때문에 손해 본 적 있잖아요. 그런데도 왜 그걸 지키나요?

천: 자기한테도 언젠가는 뒤집을 때가 온다고 생각해서야. 오늘은 줄이 없어. 내일은 줄을 댈 수 있어. 오늘은 상사가 부려. 내일은 자기가 남을 부릴 차례일지도 몰라. 내가 아는 놈은, 평소에 줄 대서 들어간 인간을 누구보다 싫어해. 자기 애 일자리가 되면, 줄 대는 데 누구보다 열심이야. 그리고 나한테, 사회가 원래 이렇다, 너는 모른다, 그래. 같은 일인데, 자기 길을 막으면 부패고, 자기한테 문을 열어 주면 인맥이래. 이런 놈한테 공정함을 말하면, 너는 능력이 없다고만 생각해.

브레넌: 그 뒤에도 그 사람들이랑 계속 다투셨어요?

천: 나중에는 안 다퉜어.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덜 치이냐고 말하면, 저쪽은 어떻게 하면 상사를 아느냐고 말해. 아예 이야기가 안 통해. 제일 역겨운 건 이거야. 자기 하루를 누가 정할 수 있는지 뻔히 알아. 그런데 위에서 욕해도 된다고 한 사람만 골라서 욕해. 그리고 그걸 눈이 밝다고, 나라 사랑이라고 불러. 어느 날 진짜로 혜택을 조금 나눠 주면, 어제까지 너랑 같이 받은 설움도 안 인정해. 돌아서서 너를 가르쳐.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고.